평균 수명이 길어짐에 따라 은퇴 후 생활에 대한 대책 또한 젊을 때부터 세워놓아야 합니다. 그러나 빠듯한 생활 탓에 그러기란 쉽지 않은데요. 경향신문(2023년 7월 25일)에 따르면 2021년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83살입니다. 20살부터 일을 해서 60살에 은퇴한다고 가정하면, 40년을 벌어서 80년을 생활해야 한다는 말인데요. 이를 조금이라도 보완하고자 생겨난 게 퇴직연금입니다. 퇴직연금의 종류인 DB형, DC형, IRP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1. 퇴직연금이란?
퇴직연금이란 과거 회사 내에 쌓아 두던 근로자의 퇴직금을 외부에 있는 금융회사에 적립 운용하다가 근로자가 퇴직할 때 일시금이나 연금 형태로 수령하는 제도입니다. 근로자의 노후 생활 안정이 주목적으로서, 사용자는 1년 이상 근속한 근로자에게는 의무적으로 퇴직금을 지급해야만 합니다. 다만, 계속근로기간이 1년 미만이거나 1주간 근로 시간이 15시간 미만이면 퇴직금 지급 대상이 아닙니다.
퇴직금을 신뢰할 수 있는 외부 금융기관에 보관하여 운용하게 함으로써 혹시 있을지 모르는 불상사를 방지하고, 회사가 없어지더라도 근로자의 퇴직금만은 안전하게 찾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퇴직연금의 설립 취지를 살리고자 가능하면 연금으로 찾도록 유도하여 근로자의 노후 생활 안정을 꾀하고자 퇴직연금을 일시불로 수령하면 약간의 페널티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퇴직연금은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 IRP 3종류가 있으며, 퇴직금을 연금으로 수령하고자 하면 3가지 모두 55세 이상이 되면 할 수 있습니다.
2. 확정급여형 (DB : Defined Benefits Retirement Pension)
근로자가 받아야 할 퇴직금을 미리 정하고, 사용자(기업)는 적립해야 하는 비율에 따라 정해진 금액을 금융기관에 예치하는 제도입니다. 사용자가 예치된 퇴직금을 운용하며, 운용 실적에 따라 사업주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근로자는 퇴직금 운용 실적과는 상관없이 정해진 퇴직금을 가져갈 수 있으며, 사업주는 운용 실적에 따라 퇴직금을 더 예치할 수도 아니면 덜 예치할 수도 있습니다. 위험자산은 투자 한도가 제한됩니다.
퇴직금은 퇴직할 때 월평균 임금에 근속 연수를 곱하여 산출하며, 일시금이나 연금 형태로 수령 가능합니다. 퇴직금이 최종 임금에 따라 결정되므로 임금수준이 높은 기업에 있다면 유리합니다. 또한 운용 실적과는 상관없이 근로자가 받아 가는 액수는 변함없으므로 안정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3. 확정기여형 (DC : Defined Contribution)
DB형은 사업주가 퇴직금을 운용하는 데 반해 DC형은 근로자가 직접 운영합니다. 그래서 1년에 한 번씩 퇴직금을 정산한 뒤 사업주가 지정한 계좌에 입금하면, 근로자 스스로 이 자금을 운용하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수익에 대한 모든 책임은 근로자에게 있고, 근로자의 운용 능력에 따라 퇴직금이 변동됩니다. 아무래도 금융에 대한 지식이나 노하우가 풍부한 사람에게 적합한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DB형과 마찬가지로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한도가 정해져 있으며, 일시금이나 연금 형태로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DB형과는 달리 일정 요건이 부합하면 중도 인출 또한 가능합니다.
. 사업주가 입금하는 한도 금액은 연간 1,800만 원이며 900만 원까지 세액공제가 가능합니다.
. 사업주가 퇴직금을 정해진 일자까지 납입하지 않으면 지연이자가 발생합니다. 대통령령으로 정한 퇴직금 납입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4일까지는 연 10%, 14일 이후에는 연 20%의 지연이자가 발생하게 됩니다.
DC형은 급여 수준이 낮은 기업에 근무하는 근로자에게 조금 더 유리합니다. 금융에 대한 지식만 있다면 퇴직금을 좀 더 많이 불릴 수 있으니까요. 기업 입장에서 보면 1년 단위로 퇴직금을 정산해서 입금해야 하므로 연봉제를 채택하고 있는 기업이 좀 더 편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4. IRP (개인형퇴직연금제도 : Individual Retirement Pension)
IRP란 퇴직연금을 IRP라는 계좌로 받은 뒤 근로자가 직접 운용하는 제도입니다. DC형과 다른 점은 이직하더라도 퇴직금을 찾지 않고 같은 계좌로 계속 운용할 수 있으며, 다른 직장을 구했다면 역시 같은 IRP 계좌로 퇴직금을 납입 받아 운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10인 미만 사업장에서도 가입할 수 있으며, 운영구조는 DC형과 같아서, 근로자의 운용 실적에 따라 퇴직금이 달라지며 일시금이나 연금으로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 법적 요건 충족 시 중도 인출이 가능합니다.
. IRP에 가입하면 나중에 퇴직금을 일시불이나 연금으로 찾을 때 퇴직소득세를 납입하므로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소득 증가의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연금으로 수령하면 퇴직소득세 30%를 감면받을 수 있으며, 연금 수령 시점이 10년 지나면 40%까지 감면받을 수 있습니다(2023년 기준).
. 연간 16.5% 최대 900만 원 한도로 세액공제가 가능합니다(2023년 기준).
IRP의 단점은 중도해지를 하기가 힘들다는 점입니다. 법이 정한 요건 외에는 중도 인출이 불가능해서 돈이 급해서 찾고 싶다면 계좌를 해약해야 합니다. 해약하면 그동안 받았던 혜택보다 더 많은 금액을 내야 하기 때문에 IRP 계좌를 가지고 있다면 그냥 없는 돈이라고 생각해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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